(영상리뷰)영화 ‘벽속에 숨은 마법시계’ 고어물 장인이 만든 어린이용 호러 영화…‘섬뜩한 귀여움’

최종수정 2018.11.08 14:48 기사입력 2018.11.08 14:48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아시아경제 씨쓰루 송윤정 기자, 박수민 피디] 영화계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끄는 엠블린 엔터테인먼트의 야심작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가 지난달 31일 개봉했다.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는 고아가 된 소년이 마법사 삼촌과 함께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는 저택에 살며 사악한 마법사를 물리치는 내용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 최고의 고어(gore)물 장인’으로 불리는 일라이 로스가 메가폰을 잡아 화제가 됐다. 동명의 어린이 소설을 바탕으로 하는 이 영화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관전포인트를 소개한다.



#1. 어린이용 고딕 소설이 원작… 수상한 대저택 속 살아 움직이는 소품들

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는 1973년 미국 작가 존 벨레어스가 쓴 동명의 어린이용 고딕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고딕 소설이란 중세 분위기가 주는 특유의 공포감과 신비함을 기반으로 한 소설을 말한다. 고성(古城)이나 고택(古宅) 안에 숨겨진 비밀통로나 지하감옥 등을 배경으로 공포, 잔인함, 기괴함, 초자연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이 영화는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는 수상쩍은 저택을 배경으로 한다. 마당에는 할로윈 느낌의 호박 덩굴이 무질서하게 뒤엉켜 있다. 현관문을 열면 수 백 개에 달하는 시계가 집 안 전체를 빼곡하게 둘러싸고 있다. 낡고 오래된 중앙 계단 위에 자리잡은 매일 그림이 바뀌는 거대한 스테인글라스 창문과 마치 강아지처럼 귀엽게 움직이는 의자도 인상적이다.

비밀의 방으로 통하는 무시무시한 입 모양의 출입구, 보일러실 아래 감춰진 비밀 공간, 악령을 부르는 흑마법과 공동 묘지, 중세 기사의 철갑옷, 칠이 벗겨진 밀랍인형과 해골 등은 이 영화의 장르가 공포 미스터리 판타지라는 걸 상기시킨다.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다만 기대한 것보다 살아 움직이는 소품의 종류가 많지는 않다. 그 움직임 역시 유치한 편이다. 그럼에도 ‘전체관람가용 호러’는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거나 어린 자녀, 조카와 함께 볼 영화를 찾는 관객에겐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 같다.

#2. ‘고어물 명장’ 일라이 로스의 첫 번째 전체관람가… 영화 속 깜짝 등장?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일라이 로스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고어물을 가장 잘 만드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고어물이란 사실적인 신체 훼손을 주된 소재로 사용하는데, 단순 엽기 살인을 뛰어 넘어 탈인간적인 잔인함과 반사회성이 강조된 장르를 의미한다.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일라이 감독은 ‘정신 건강에 해로운 영화만 만드는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끔찍하고 잔인한 영화를 주로 만들어 왔다. 온갖 종류의 고문 장면이 다량 묘사되며 ‘고문 포르노’라는 오명을 받은 영화 ‘호스텔’과 아마존 원주민들의 카니발리즘(식인 풍습)을 여과없이 담아낸 ‘그린 인페르노’는 그의 대표작이다.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이번 영화에서 일라이 감독은 공포영화 단골 소재인 피에로 인형과 삐걱대는 관절 인형, 음산한 분위기의 공동 묘지와 부패한 모습으로 깨어난 시체, 잠든 악마를 깨우는 피의 악령술 등 다양한 호러 장치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잘 풀어냈다.

첫 번째 전체관람가 영화를 찍은 기념이었을까. 영화 중반 일라이 감독이 깜짝 등장해 코믹한 연기를 선보인다. 실제로 일라이 감독은 여러 편의 영화에 단역 배우로 출연한 이력이 있다. 감독의 얼굴을 미리 숙지한 뒤 이를 찾는 재미를 느껴보자.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3. ‘변신의 귀재’ 잭 블랙X케이트 블란쳇, 10살 꼬마의 화려한 단어 스킬… ‘환상 케미’

마법사 조나단 역을 맡은 잭 블랙은 이번 영화에서도 특유의 코믹하고 재기발랄한 연기를 선보인다. 잭 블랙 특유의 입담을 살린 케이트 블란쳇과의 ‘저격 만담’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웃음 포인트다. 두 사람은 시종일관 티격거리며 악의 없이 서로를 헐뜯다가도 난관에 봉착하면 힘을 합치는 등 극강의 케미를 자랑했다.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케이트 블란쳇은 이번 영화에서 깐깐하지만 마음씨 따뜻한 보라 마녀 짐머맨 부인 역을 맡았다. 그는 영화 ‘엘리자베스’의 엘리자베스 1세, ‘반지의 제왕’ 속 엘프, ‘오션스8’의 사기꾼 행동대장, ‘토르’ 속 악녀 헬라 등 매번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한다. ‘촬영장에 자녀들이 놀러올 수 있는 영화가 시나리오를 고르는 기준’이라는 케이트 블란쳇이 선택한 작품인 만큼 이번 영화에는 가족애, 우정, 용기 등이 골고루 녹아 있다.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할리우드 최고의 남녀 배우와 호흡을 맞춘 꼬마 루이스 역의 오웬 바카로 군은 순수함과 어른스러움을 동시에 연기하며 이모팬들의 마음을 저격한다. 파일럿용 고글을 쓰고 다니며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는 ‘아싸스러움’과 어른도 잘 쓰지 않는 어려운 단어를 척척 사용하는 단어 천재 연기가 인상적이다.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컷, 편집=씨쓰루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박수민 피디 soo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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