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리뷰)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싱가포르 여행 욕구 자극해…뻔한 스토리임에도 주목받는 이유

최종수정 2018.10.31 16:33 기사입력 2018.10.31 16:33
사진=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컷, 편집=씨쓰루

[아시아경제 씨쓰루 송윤정 기자, 박수민 피디]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 미국을 넘어 한국에서도 화제다. 25일 개봉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뉴욕에서 태어난 중국인 이민자 출신 여성과 싱가포르 최고 명문가의 1순위 후계자 남성의 좌충우돌 결혼 골인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자수성가 흙수저 여성과 모태 금수저 남성의 사랑’이라는 뻔한 스토리가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감독을 포함해 출연 배우 전원이 동양인으로만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화 제작은 할리우드 6대 메이저 스튜디오 중 하나인 워너 브라더스가 맡았다. ‘할리우드+동양인+로코’라는 묘한 조합을 가진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무엇일까.



#1.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동양인 주연 영화…‘조이 럭 클럽’ 이후 25년만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출연자 전원이 동양인이라는 점이다. 콘스탄스 우, 헨리 골딩, 양자경, 젬마 찬, 아콰피나, 켄 정 등 주조연 배우뿐만 아니라 엑스트라까지도 철저하게 동양인으로 선발했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존 추 감독 역시 중국계 미국인이다.

사진=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컷, 편집=씨쓰루

당초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미국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제작하길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존 추 감독은 보다 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볼 수 있길 바라며 넷플릭스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 존 추 감독은 여러 제작사들과 미팅을 가졌는데 대부분의 제작사가 주인공을 백인으로 바꾸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직 워너 브라더스만이 존 추 감독의 뜻을 받아들였고, 전 배우가 동양인으로 구성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 탄생할 수 있었다.

사진=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컷, 편집=씨쓰루

할리우드가 제작한 영화 중 동양인 배우로만 구성된 영화는 1993년 개봉한 ‘조이 럭 클럽’ 이후 무려 25년 만의 일이다. 중국계 미국인 소설가 에이미 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조이 럭 클럽’은 1940년대 가난과 핍박, 전쟁을 피해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네 명의 중국 여인들과 미국에서 태어난 그들의 딸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사진=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컷, 편집=씨쓰루


#2. 싱가포르 유명 관광지와 경쾌한 음악의 콜라보…‘여행가고 싶다’

이 영화는 싱가포르 여행 욕구를 자극한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국제 공항으로 불리는 창이 공항은 물론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이자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싱가포르의 상징인 사자 인어 형상의 머라이언 분수, 침샘을 자극하는 야시장 등 유명 관광지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진=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컷, 편집=씨쓰루

화려한 볼거리와 함께 음악 역시 관객의 흥을 돋운다. 흔히 중국 음악하면 ‘첨밀밀’ 스타일을 떠올리기 쉽지만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 등장하는 노래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경쾌하고 세련된 리듬을 가진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 ‘Money', 'My New Swag', 'Wo Yao Ni De Ai' 등의 중국어 가사가 인상적이다.

이는 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존 추 감독만의 감성이다. 존 추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힙합, 탭 댄스, 브레이크 등 다양한 장르의 댄스는 물론 피아노와 색소폰 등 여러 악기를 섭렵한 것으로 유명하다. 존 추 감독의 대표작 역시 댄스 영화 ‘스텝업’ 시리즈다. 이번 영화에서도 존 추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했다.

그밖에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의 오리엔탈 풍 패션 스타일, 동서양이 혼재된 대저택의 인테리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컷, 편집=씨쓰루


#3. 소설 3부작 원작, 개봉 첫 주만에 속편 제작 확정…‘슬리퍼 히트’

이 영화는 싱가포르 출신 작가 케빈 콴의 소설 3부작 중 1편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를 원작으로 한다. 2편은 ‘차이나 리치 걸프렌드’, 3편은 ‘리치 피플 플라블럼’이다.

지난 8월 15일 북미에서 개봉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개봉 첫 주 만에 35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제작비를 회수했다. 이후 전미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진=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컷, 편집=씨쓰루

이를 두고 ‘슬리퍼 히트’라는 말이 나온다. 슬리퍼 히트란 흥행이나 평가 면에서 성공이 기대되지 않던 영화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흥행에 성공한 것을 뜻한다.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는 목적으로 제작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같은 ‘텐트폴 무비’와는 반대다.

예상치 못한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개봉 첫 주만에 속편 제작을 확정지었다. 1편이 대대로 뼈대 있는 유서 깊은 부자에 관한 얘기였다면 속편은 중국의 새로운 힘을 상징하는 젊은 부자들의 이야기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박수민 피디 soo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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