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리뷰)영화 ‘창궐’ 소재만 신선, 애매한 야귀 묘사…‘부산행’을 기대했다면

최종수정 2018.10.27 00:55 기사입력 2018.10.27 00:55
사진=영화 '창궐'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창궐' 스틸컷, 편집=씨쓰루

[아시아경제 씨쓰루 송윤정 기자, 박수민 피디] 사극과 언데드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창궐’이 27일 현재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관객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25일 개봉한 ‘창궐’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정체불명의 야귀떼에 맞서 세상을 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야귀 액션 블록버스터다. 지난해 누적관객수 780만 명 이상을 모은 영화 ‘공조’의 김성훈 감독과 배우 현빈이 두 번째로 함께 한 영화다. 현빈 외에도 대한민국 최고 미남 배우 장동건과 신스틸러 조우진, 정만식, 김의성, 서지혜, 이선빈 등이 출연했다. 소재만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영화 ‘창궐’의 속살을 파헤쳐 봤다.



조선시대에 출몰한 야귀떼, 참신한 소재…묘사는 ‘글쎄’

‘창궐’은 조선시대에 출몰한 야귀떼라는 독특한 설정을 배경으로 한다. 먼 타국의 이양선(異樣船)으로부터 시작된 정체불명의 야귀 바이러스가 제물포 항을 거쳐 도성까지 번진다. 야귀에게 물리면 짧게는 반식경에서 길면 반나절 안에 야귀로 변한다.

사진=영화 '창궐'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창궐' 스틸컷, 편집=씨쓰루

‘창궐’ 속 야귀는 창백한 피부에 보랏색 핏줄, 흰 눈자위와 긴 송곳니를 가졌다. 햇빛을 받으면 피부가 타기 때문에 밤에만 활동할 수 있고 이빨로 사람을 물어 야귀로 변하게 한다. 뛰어다니고 지붕 위를 붕붕 날아다닐만큼 운동신경도 뛰어나다. 그래서 좀비보다는 흡혈귀에 가깝다.

사진=영화 '창궐'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창궐' 스틸컷, 편집=씨쓰루

소재의 유사성 측면에서 ‘창궐’은 2016년 개봉한 영화 ‘부산행’과 여러모로 비교될 수밖에 없다. 현대극이 아닌 사극에 좀비 아포칼립스를 끌어온 설정 자체는 신선했지만 그 묘사는 ‘부산행’에 비해 미흡했다.

사진=영화 '창궐'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창궐' 스틸컷, 편집=씨쓰루

일단 야귀의 생김새가 15세 관람가 등급이 무색할 만큼 공포감을 주기에 부족했다. 또한 야귀가 사람을 무는 장면과 사람이 야귀로 변하는 모습 역시 엉성한 느낌을 준다. ‘부산행’ 속 관절을 따로 움직이며 인간을 공격하는 좀비처럼 리얼한 행동묘사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다소 아쉬움으로 남을 지점이다. 뿐만 아니라 야귀 출몰로 공포와 불안에 떠는 인간의 심리묘사도 잘 그려지지 않는다.

철부지 대군이 세상을 구하는 단순한 스토리와 평면적인 캐릭터


‘창궐’은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로 건너가 젊은 시절을 보낸 강림대군 이청(현빈 분)이 조선으로 돌아와 위기에 빠진 백성과 나라를 구하는 이야기다. 세상 일엔 별관심 없이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살던 이청은 무시무시한 야귀떼가 출몰한 조선의 상황을 애써 무시한다.

사진=영화 '창궐'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창궐' 스틸컷, 편집=씨쓰루

하지만 아버지 이조(김의성 분)를 뒤에서 조종하며 왕실을 어지럽게 만드는 병조판서 김자준(장동건 분)의 극악무도한 만행과 목숨을 희생하며 야귀떼를 소탕하려는 박 종사관(조우진 분)과 그 수하들을 보며 마음을 고쳐먹게 된 이청은 혼란의 중심으로 스스로를 내던진다.

이처럼 ‘창궐’은 특별한 소재에 비해 상당히 단순한 스토리를 가졌다. 주제 의식도 마찬가지다. ‘백성이 없는 곳에 나라는 없으며, 나라는 왕이 아니라 백성이 중심이다’라는 깨달음을 얻는 이청의 엔딩 장면이 이를 나타낸다.

사진=영화 '창궐'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창궐' 스틸컷, 편집=씨쓰루

캐릭터 성격 역시 평면적이다. 이청을 제외하곤 박 종사관을 비롯해 등장인물 대부분이 별다른 심리적 갈등을 겪지 않는다. 확고한 의지와 굳은 신념으로 조선 구하기에 몰두한다. ‘절대악’으로 묘사되는 김자준 캐릭터도 그 잔혹함과 악랄함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호기심을 잔뜩 품고 만난 조선시대 야귀의 모습은 2016년 기차에서 맞닥뜨린 좀비떼의 습격만큼 인상적이진 않았다.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박수민 피디 soo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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