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리뷰)영화 ‘퍼스트맨’ 형언할 수 없는 탁월한 심리 묘사와 사운드…‘역시 셔젤이네’

최종수정 2018.10.19 20:00 기사입력 2018.10.19 20:00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아시아경제 씨쓰루 송윤정 기자, 박수민 피디] 차원이 다른 SF 영화가 등장했다. 18일 개봉한 영화 ‘퍼스트맨’이다. ‘퍼스트맨’은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우주 비행사 닐 암스트롱의 일화를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장엄하고 신비한 우주의 모습을 담기보다는 우주 비행사 닐 암스트롱의 심리 묘사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점에서 기존의 SF 영화와 사뭇 다른 인상을 준다. 영화 ‘퍼스트맨’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을 소개한다.



#1. 테스트 파일럿에서 ‘퍼스트맨’이 되기까지…철저한 고증, 아폴로 11호 ‘완벽 재현’

‘퍼스트맨’은 미국과 소련의 ‘우주 개발 전쟁’이 한창이던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테스트 파일럿 겸 엔지니어였던 닐 암스트롱이 1969년 아폴로 11호의 사령관이 돼 달 착륙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그린다. 테스트 파일럿이란 항공기의 시험 비행을 통해 설계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비행 조종사를 말한다.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영화는 기술 개발에서 매번 소련에게 뒤처지는 미 항공 우주국(NASA)의 당시 상황을 사실적으로 드러낸다. 막대한 세금을 쓰면서 실패를 반복하는 NASA와 국민의 반발, 그 속에서 성공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는 테스트 파일럿과 우주비행사들의 처절한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퍼스트맨’은 우주 그 자체보다는 우주 비행사가 우주로 나가기 전까지의 모습을 그리는 데 집중한다. 닐 암스트롱이 달 착륙 이전에 겪은 X-15 비행, 아폴로 달 착륙 훈련기 추락 사고, 제미니 8호 비행 등을 담아냈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보다 정확하고 사실적인 고증을 위해 NASA 엔지니어들은 물론 실제 닐 암스트롱과 함께 일했던 비행사들을 섭외했다.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영화 속 아폴로 11호 역시 실제 닐 암스트롱이 탔던 것과 매우 흡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름 약 3m의 좁은 공간에서 거대한 우주복을 입은 성인 남성 3명이 일주일 동안 지내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힌다. 우주선 뿐만 아니라 우주복, 달 착륙 장면 등도 그 당시와 똑같이 구현하기 위해 철저하게 검증했다는 후문이다.

#2. 완벽한 인물 심리 묘사, ‘퍼스트맨’이 된다는 것…기존의 우주 비행사 이미지 타파

이 영화는 통상적인 이미지의 ‘퍼스트맨’을 표현하지 않는다. 퍼스트맨이라는 수식어가 갖는 영광이나 자부심, 화려함 등이 아니라 ‘최초의 인간’이 되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고통과 상실감에 몰두한다.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퍼스트맨’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이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닐 암스트롱이 겪어야 했던 지난하고도 위험한 과정, 집념과 끈기 등을 쉴 틈 없이 끄집어낸다. 소위 멋있고 신비로운 인상이 강한 우주 비행사라는 직업에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한다.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또한 우주 비행사가 아닌 인간 암스트롱의 이야기도 놓치지 않는다. 한 집안의 가장이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닐 암스트롱의 인간적 고뇌와 가족간의 갈등 묘사가 인상적이다.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닐 암스트롱을 연기한 라이언 고슬링은 특별한 대사 하나 없이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과 눈빛, 정적인 말투만으로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감정 상태를 표현해냈다.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닐 암스트롱의 아내 자넷 역을 맡은 클레어 포이는 우주비행사의 가족으로 사는 것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했다. 매 순간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 남편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불안한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조명과 배우 클로즈업 등은 관객으로 하여금 인물들의 감정 연기에 몰입하도록 만든다.

#3. ‘사운드의 천재’ 셔젤, 소리로 그려낸 우주…숨소리조차 조심하게 돼

영화 ‘라라랜드’와 ‘위플래쉬’ 단 두 작품으로 ‘천재 감독’이라는 찬사를 받은 셔젤 감독은 이번 ‘퍼스트맨’에서도 독보적인 사운드 연출을 선보였다. 상황에 따른 배경음악과 효과적인 기계음 사용은 관객의 몰입도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 시킨다.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우주선 발사와 도킹 장면에서 들리는 불안할 정도로 덜컹거리는 굉음은 관객으로 하여금 마치 자신이 우주선에 함께 타고 있다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퍼스트맨' 스틸컷, 편집=씨쓰루

반면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에 도착한 순간부터 지속되는 칠흑같은 적막함은 또 다른 의미로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아주 작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관객을 침묵 속으로 몰아넣는다.

이번 영화를 통해 셔젤 감독은 단순한 ‘음악영화의 귀재’를 뛰어 넘어 ‘사운드의 마술사’라는 타이틀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박수민 피디 soo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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