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리뷰)영화 ‘킨: 더 비기닝’ 대체 슈퍼건은 어디로?…다소 애매한 시리즈의 시작

최종수정 2018.10.15 18:43 기사입력 2018.10.15 18:43

[아시아경제 씨쓰루 송윤정 기자, 박수민 피디] 영화 ‘킨: 더 비기닝’은 새로운 차원에서 넘어온 슈퍼건을 발견한 흑인 소년의 모험담을 그린 영화다. 11일 개봉한 ‘킨: 더 비기닝’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영화 ‘메이즈 러너’, ‘헝거게임’, ‘트와일라잇’을 잇는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뿐만 아니라 SF 영화 '컨택트'와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제작진이 뭉친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자아냈다. ‘킨: 더 비기닝’은 예고편에서 슈퍼건의 엄청난 위력을 선보이며 화려한 CG와 액션 장면을 기대하게 했지만 본편의 느낌은 사뭇 달랐다. 미스터리한 이 영화의 속살을 파헤쳐봤다.



종족 뜻하는 ‘KIN(킨)’…진한 형제애 담은 ‘휴먼 가족 드라마’

‘킨: 더 비기닝’은 영어로 ‘친족, 친척, 종족’을 뜻하는 ‘킨(Kin)’이라는 제목처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백인 가정에 입양된 흑인 소년 일라이(마일스 트루잇 분)와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사고뭉치 형 지미(잭 레이너 분)의 형제애가 주된 테마다. 2016년 개봉한 한국영화 ‘형’도 살짝 떠오른다.


대형사고를 친 형 때문에 도망자 신세가 된 일라이는 형을 따라다니며 이른바 ‘맨(MAN)’으로 성장한다. 무면허 운전, 스트립바 출입, 인질극 등을 경험하게 된 일라이는 소심한 아웃사이더에서 용감무쌍한 소년으로 변모하게 된다.

평생 친해질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 두 형제는 슈퍼건의 비밀을 품고 함께 모험을 떠나는 동안 세계 최고의 형제로 거듭난다.


이 같은 스토리는 쌍둥이 형제 감독 조나단 베이커, 조쉬 베이커의 의도된 연출이기도 하다. ‘킨: 더 비기닝’의 각본가이기도 한 두 사람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형제에 관한 유니크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냈다.



방향성 상실한 ‘슈퍼건’과 첨단 무기…잘못된 장르 설정?

‘킨: 더 비기닝’은 미스터리 액션 장르를 표방한다. 공개된 포스터나 예고편의 느낌도 신비롭다. 시공간을 가르고 지구에 불시착한 슈퍼건과 아웃사이더 흑인 소년의 만남이라는 설정도 특별하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첨단 무기는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 특별하진 않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 한계를 알 수 없는 무한 파괴력을 가진 슈퍼건과 이를 되찾기 위해 지구로 넘어온 헌티드 로봇, 어떤 무기도 뚫지 못하는 클리너 슈트, 차원 이동기, 시공간을 멈추는 타임스톱 수류탄 등의 구현은 ‘마블’의 시각효과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당 아이템들에 대한 묘사가 단편적이고 불친절했다는 점이다. 마치 관객에게 ‘이런 무기가 있어’라고 이름표만 보여준 뒤 끝난 느낌이다. 102분간의 러닝타임 동안 무기류가 등장한 것은 약 20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슈퍼건이 건물의 벽을 날리고 지붕을 뚫는 장면조차 없었다면 이 영화의 주된 소재가 슈퍼건이라는 것조차 망각했을지 모른다.

이 영화는 가족애를 그리는 데 집중하면서 SF적인 요소를 도구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게 나빴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영화를 미스터리 액션물로 알고 간 관객에겐 꽤나 당혹스러운 지점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장르를 ‘휴먼 가족 드라마’로 설정했다면 어땠을까.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박수민 피디 soo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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