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리뷰)영화 ‘베놈’ 톰 하디 '인생캐' 탄생했지만 이게 빌런 맞나요?

최종수정 2018.10.04 20:30 기사입력 2018.10.04 20:30
2편을 위한 100분짜리 예고편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아시아경제 씨쓰루 송윤정 기자, 박수민 피디] 소니 마블 유니버스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 ‘베놈’이 3일 개봉했다. 베놈은 마블 히어로 중 하나인 스파이더맨의 숙적이자, 마블 코믹스의 인기 빌런(악당) 중 하나다. 영화 ‘베놈’은 정의로운 기자 에디 브록(톰 하디 분)이 기생충 같은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의 공격을 받게 되고, 이 심비오트와 공생하게 되면서 베놈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린다. 개봉 전부터 ‘마블 역사상 최초의 안티 히어로 솔로 무비’를 표방하며 전 세계 마블 팬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영화 ‘베놈’은 과연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1. 첫 번째 ‘소니 마블 유니버스’ 영화, 독자적인 세계관 구축

베놈 심비오트는 1984년에 첫 등장한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주요 빌런이다. 여기서 심비오트란 ‘우주 기생체’를 의미한다. 스파이더맨 몸에 기생하던 베놈은 이후 스파이더맨이 자신을 버리자 생존을 위해 다른 숙주인 에디 브록과 공생한다.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이번에 개봉한 영화 ‘베놈’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아닌 소니 마블 유니버스(SUMC)로 제작됐다. 앞서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비롯한 마블 히어로 무비와 상관없이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한다. 주요 캐릭터나 등장인물은 거의 같지만 에피소드나 운영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베놈’의 단독 영화 제작 소식이 나올 때부터 현재 스파이더맨 역을 맡고 있는 배우 톰 홀랜드의 출연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아니었다. 현재 SUMC는 MCU와 무관하다는 것이 소니 측의 공식 입장이다.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와 ‘베놈’ 톰 하디, 일명 ‘톰톰 브라더스’의 역사적인 랑데부를 기대한 팬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남는 지점이다.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2. ‘스파이더맨3’ 때보다 강렬해진 외모, 액션은 아쉽…15세 등급의 한계


2007년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3’을 통해 모습을 공개한 베놈, 하지만 당시 베놈의 이미지가 생각보다 왜소하고 멋있지 않아 마블 팬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단독 무비로 돌아온 베놈은 여러 모로 업그레이드 됐다. 신장 2미터60센티미터, 거대한 몸집, 쭉 찢어진 하얀 눈, 날카로운 이빨과 날름거리는 혀, 게임 ‘스타크래프트’ 속 저글링을 연상시키는 괴이하고 질퍽한 느낌의 피부 등 외모는 상당히 징그럽다.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하지만 식인과 살생을 즐기는 베놈의 호전적이고 폭력적인 성격은 잘 그려지지 못했다. 촉수를 사용해 인간을 공격하는 장면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날카로운 이빨로 상대의 머리를 통째로 뜯어버리는 베놈 특유의 잔인한 이미지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성격 역시 너무 착했다. 본래 베놈 심비오트는 숙주를 자신에게 집착하게 만들고 자신의 욕망을 숙주에게 투영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숙주를 조종한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오히려 심비오트가 숙주에게 동화된 느낌을 준다.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베놈은 ‘지킬 앤 하이드’의 양면성을 가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복잡한 정신세계를 가진 캐릭터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본질은 빌런이기 때문에 선과 악 사이에서 팽팽한 균형감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그 균형감이 깨지고 선한 느낌만 부각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초 기획한 ‘청소년 관람불가’가 아닌 ‘15세 관람가’로 관람 등급을 낮추면서 예견된 일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베놈 역을 맡은 톰 하디 역시 한 인터뷰에서 “이번 영화를 청불로 개봉하길 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3. ‘베놈 그 자체’ 톰 하디, 목소리부터 모션 캡처까지…이번에도 ‘마스크 공식’ 통할까

할리우드 최고의 ‘짐승남’ 톰 하디가 베놈 역에 캐스팅 됐다는 사실이 공개된 직후 마블 팬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만큼 ‘찰떡 캐스팅’이기 때문. 앞서 톰 하디는 2012년 개봉한 DC 코믹스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배트맨을 공격하는 베인 역을 맡아 안티 히어로를 연기한 바 있다.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완벽한 베놈을 연기하기 위해 톰 하디는 수개월 간 무술을 연마했고 대부분의 액션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베놈의 목소리도 톰 하디가 직접 연기한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음향팀은 톰 하디가 녹음한 베놈 대사에 기술력을 더해 소름끼치면서도 섹시한 특유의 ‘땅굴 저음’을 탄생시켰다.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또한 톰 하디에겐 일명 ‘마스크 공식’이 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산소 마스크,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쇠창살 가면, ‘덩케르크’에서는 파일럿 마스크를 쓰고 출연한 톰 하디는 이번 ‘베놈’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마스크를 쓰고 등장한다. ‘톰 하디가 마스크를 쓰면 영화가 흥행한다’는 말이 이번에도 통할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4. 곳곳에 뿌려놓은 떡밥, 뭔가 하다만 느낌…2탄이 더 기대돼

영화 ‘베놈’의 러닝타임은 107분이다. 여타 마블 히어로 무비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짧은 편이다. 그래서일까. 캐릭터 소개나 전반적인 스토리가 빈약하게 느껴진다.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에디 브록의 연인이자 ‘쉬 베놈’으로 변신하는 앤 웨잉(미셸 윌리엄스 분)의 분량은 너무 적었고, 베놈과 대립하는 또 다른 심비오트 라이엇 역시 등장하자마자 끝난 느낌이다.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베놈' 스틸컷, 편집=씨쓰루

이러한 아쉬운 감정이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쿠키 영상으로 어느 정도 해소된다. 쿠키 영상에 등장하는 한 인물이 베놈 2탄의 거대한 스케일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 히어로 무비의 시작은 다음 편을 위한 예고편에 불과하다.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박수민 피디 soo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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