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리뷰) 영화 ‘명당’ 리뷰, 완벽한 연기력+독특한 소재에도 어쩐지…‘안시성’과 정면승부, 승자는?

최종수정 2018.09.19 22:52 기사입력 2018.09.19 22:52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아시아경제 씨쓰루 송윤정 기자, 박수민 피디] 추석 스크린 최고 기대작 ‘명당’이 오늘(19일) 개봉했다. 영화 ‘명당’은 풍수지리(風水地理)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사용해 조선의 역사를 관통하는 스토리를 담아냈다. 같은 사극 장르인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안시성’이 동시 개봉한 가운데 ‘명당’만의 차별화 된 관전 포인트를 살펴봤다.



#1. 역학 3부작 시리즈 최종보스…‘관상’ 900만 관객 뛰어넘을까

영화 ‘명당’은 땅의 기운으로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地官) 박재상과 천하제일의 명당을 차지하려는 인물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명당’은 주피터 필름의 역학(易學) 3부작 시리즈 중 마지막 작품이다. 2013년 영화 ‘관상’을 시작으로 올 2월에 개봉한 ‘궁합’ 그리고 이날 개봉한 ‘명당’을 합쳐 역학 3부작이라고 부른다.

세 작품 모두 역학으로 조선의 운명을 바꾸는 내용이다. ‘관상’에선 얼굴, ‘궁합’은 사주팔자, ‘명당’에선 땅이 핵심이다.

박희곤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명당은 결국 사람의 욕망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영화화하기 좋은 소재다”라며 “땅으로 인해 사람이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하고 희로애락이 따라오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에서 ‘명당’은 여러모로 ‘관상’과 비교될 전망이다. ‘관상’은 배우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김혜수 등 초호화 캐스팅을 필두로 무려 9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 해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명당’이 ‘관상’의 인기를 이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 연기 구멍 1도 없는 완벽 캐스팅…많이 본 조합에 ‘신선도’ 떨어져

캐스팅은 일단 ‘관상’ 만큼이나 빵빵하다. 먼저 천재 지관 박재상 역은 배우 조승우가 맡았다. 최근 브라운관과 스크린, 무대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 중인 조승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청렴하고 정직한 풍수지리의 달인으로 변신했다.

조승우는 극 중 유일하게 신념을 지키며 욕망을 절제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가질 수 없는 것, 가지면 안 되는 것을 탐하는 다른 인물들을 설득하고 진정성 있게 호소하는 연기가 일품이다.

지성은 몰락한 왕족 흥선군 역을 맡았다. 살아남기 위해 상갓집 개로 살며 온갖 수모를 견딘 흥선군은 왕이 난다는 천하 제일 명당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급속도로 변모한다. 자신의 아들을 왕위에 올리기 위해 그간 참아온 울분과 욕망을 한꺼번에 분출하는 흥선군은 지성 그 자체였다.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천하를 호령하는 절대 권력을 가진 장동 김씨 가문의 수장 김좌근 역은 백윤식이 맡았다. 왕도 무릎 꿇게 만드는 카리스마를 부각해 세도가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현했다. 또한 김좌근의 아들 김병기를 연기한 김성균은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져 억눌린 듯한 느낌을 눈빛과 목소리로 표현했다.

조승우의 유일한 벗이자 장사꾼인 구용식 역은 최고의 신스틸러 유재명이 연기했다. 이번 영화의 유일한 ‘개그캐’라고 할 수 있는 구용식은 점점 무거워지는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흠잡을 데 없는 연기 격돌이었음에도 흥미는 조금 떨어졌다. 배우 조합이 너무 익숙했기 때문. 먼저 조승우와 백윤식은 영화 ‘타짜’와 ‘내부자들’에서, 조승우와 유재명 역시 드라마 ‘라이프’와 ‘비밀의 숲’을 통해 최근까지 호흡을 맞췄다. 이들의 연기 대결을 보고 있노라면 어쩐지 다른 작품에서의 모습이 오버랩 돼 재미가 반감됐다.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3. 땅에 대한 욕망, 2018년 현재와 다르지 않아…다소 지루한 전개

지난 11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조승우는 “전체적인 의미에서 ‘땅’을 빼도 상관없는 작품”이라며 “인간이 가지지 말아야 할 욕망, 생각에 대해 꼬집어가는 영화다. 어떻게 사는 게 올바른지 돌아보게 한다”고 주제를 설명했다.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풍수지리를 통해 땅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그린 이 영화는 이룰 수 없는 꿈에 대한 인간의 집착을 매우 치밀하고 섬세하게 묘사한다. 출세를 위해 집터를 옮기고 왕이 되기 위해 묏자리 쟁탈전을 벌이는 모습은 비단 조선시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땅에 대한 인간의 욕심과 집착은 부동산 투기와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성행하는 2018년 현재와도 일맥상통한다.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하지만 이를 전개하는 과정이 조금 지루하다. 전반적으로 짜임새는 좋았지만 재미나 코믹적 요소가 빈약했다. 사극 영화에 반드시 코믹함이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쉴틈 없는 대사와 호흡이 극 후반부로 갈수록 관객을 지치게 만든다.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사진=영화 '명당' 스틸컷, 편집=씨쓰루

올 추석 영화는 유난히 풍성하다. ‘안시성’이 볼거리甲이라고 한다면 ‘명당’은 스토리甲이라고 할 수 있다. 취향에 맞게 선택해 관람하길 추천한다.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박수민 피디 soo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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